어떤 순간엔, 눈물이 자유롭게 흐르게 둔다
가끔은 눈물을 억제하지 않는다.
목에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히, 아무 말 없이
그 눈물들이 흐르도록 둔다.
부서졌기 때문이 아니다.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단지 어떤 감정들은
끝까지 느껴져야만 사라진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흔히 강한 사람을 칭찬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부드러움 또한 하나의 힘이라는 것을.
감정을 초대하는 고요함
눈물은 종종 정적 속에서 시작된다.
고요한 저녁,
방 안을 채우는 부드러운 조명.
그런 조용한 순간들은
감정들이 천천히 떠오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준다.
어느 노래가 들리고,
주방에서 스며 나오는 익숙한 향기,
그리고 어떤 기억이 조용하지만 강하게
마음을 두드린다.
그러면 별다른 경고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극적인 것도, 절박한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일 뿐이다.
이유 없는 눈물도 괜찮다
가끔은 왜 우는지도 모르고 눈물이 난다.
그리고 이제는 굳이 이유를 찾지 않는다.
어쩌면 작은 일들이 쌓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피로, 압박감,
그리고 이름 붙일 수 없는 어떤 그리움.
또는, 너무 깊은 감사함이
감정의 형태로 흘러나오는 걸지도 모른다.
마음이 너무 많은 걸 안고 있을 때
몸은 그런 방식으로 자신을 비워낸다.
그래서 나는 눈물이 흐르도록 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느낀다는 건 결코 약한 것이 아니야.
사과하지 않는 법
예전엔 눈물을 숨기곤 했다.
누군가 보기 전에 재빨리 닦고,
가슴이 저려도 웃는 척하고,
다른 화제로 얼버무렸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눈물이 날 땐,
나는 그것을 오래된 친구처럼 반긴다.
그건 고쳐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내 일부이다.
그 눈물들은 나를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말해준다.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열려 있고,
사람답게 느끼고 있다고.
치유는 꼭 커다란 소리로 오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치유를
무언가를 ‘결정’하고, ‘극복’하는
힘찬 모습으로 상상한다.
하지만 때로 치유는
담요를 두른 채 소파에 웅크려
말없이 흐르는 눈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런 설명 없이
그저 아픔이 올라오고
지나가도록 놔두는 것.
가장 조용한 순간들이
가장 깊은 위로가 될 수 있다.
부드러움을 존중하게 되다
예전에는 감정이 나를 약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감정은 나를 진짜 나답게 만든다.
자신의 슬픔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건
실패가 아니라 성숙이다.
그건 용기이며,
깊은 신뢰다.
나는 깊이 느끼고도
괜찮을 수 있다는 믿음.
그래서,
가끔은 눈물이 자유롭게 흐르게 둔다.
그럴 때 나는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부드러운 온기를 스스로에게 준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니라,
진짜 나에게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